1화. 1화. 처형대의 마지막 호흡
칼날이 목에 닿는 순간을 나는 세 번 연습했다.
첫 번째는 상상 속에서. 두 번째는 꿈속에서. 그리고 세 번째는, 실제로.
봄이었다. 아스탈론의 황실 광장에 벚꽃 비슷한 것이 날리고 있었는데, 그것이 꽃잎인지 재인지 나는 끝내 구분하지 못했다. 무릎을 꿇은 돌바닥이 차가웠다. 손목을 묶은 철쇄가 왼쪽 손목의 화상 흉터 위에 눌려 있었고, 그 고통은 이미 감각의 역치를 넘어선 지 오래였다. 들리는 것은 군중의 웅성거림과, 내 뒤에서 누군가의 안정된 발걸음 소리뿐이었다.
스물다섯 해를 살았다. 길지 않은 생이었다.
「셀라피나 라이트홀더. 황실 반역죄 및 황태자 시해 미수죄로 참수형을 선고한다.」
포고관의 목소리가 광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 나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눈물도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울 수 있는 감정의 기름이 완전히 바닥났기 때문이다.
다만, 나는 알고 있었다.
내 뒤에서 칼을 들어 올리는 자가 누구인지.
흑발. 회색 눈동자. 왼쪽 뺨의 검상. 다미안 폰 카르닐. 북부 카르닐 공작가의 장남이자, 제국 최강의 검사 중 하나. 그가 황태자 라이오넬의 명을 받아 나를 이 자리까지 호송했다. 사흘 동안, 단 한 마디도 나누지 않고.
그도 나도, 할 말이 없었다.
바람이 불었다. 은발이 흩날렸다. 나는 눈을 감았다.
그때, 칼이 내려왔다.
─────
죽음은 통증이 아니었다.
빛도 아니었고, 어둠도 아니었다.
그것은 차라리 물속 같은 것이었다. 온몸의 감각이 사라지고, 소리가 멀어지고, 마지막 남은 것은 심장의 박동이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그리고 멈췄다.
나는 생각했다. 그래도, 라고.
그래도 나는 굴복하지 않았다. 황태자의 발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지 않았다. 울지 않았다. 이름을 팔아 다른 목숨을 살리는 흉한 거래도 하지 않았다. 내 목이 처형대에서 떨어질 때, 나는 여전히 셀라피나 라이트홀더였다.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 그리고 세계가 뒤집혔다.
뒤집히는 것은 공간이 아니었다. 시간이었다. 에테르가 역방향으로 흐르는 감각, 마치 누군가가 이 세계의 씨실과 날실을 거꾸로 잡아당기는 것 같은 폭력적인 감각이 의식을 산산조각 냈다. 열 개의 손이 동시에 나를 끌어당기고, 열 개의 목소리가 동시에 무언가를 외치는 것 같았다.
나는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지를 수 없었다. 목이 없었으니까.
─────
눈을 떴다.
천장이 보였다.
흰 커튼이 열린 창문으로 아침 햇살이 비스듬히 들어오고 있었고, 커튼 끝이 봄바람에 살며시 흔들리고 있었다. 새 소리가 들렸다. 아스탈론 황궁의 후원에서만 들을 수 있는, 흰 등불새의 청아한 울음소리.
나는 한참 동안 그것을 들었다.
목이 있었다.
천천히 손을 올렸다. 손가락이 목을 감쌌다. 혈관이 뛰고 있었다. 살아 있었다. 그리고 왼쪽 손목을 확인했다. 화상 흉터가 없었다. 매끄러운 피부.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피부.
심장이 한 번, 크게 뛰었다.
나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방 안을 둘러보았다. 황실 서쪽 별궁, 황녀 거처. 열다섯 살의 내 방. 화장대 위에 놓인 수정 향로, 창가의 자수 쿠션, 침대 발치에 개어 놓은 밤색 담요. 모두 기억에 있는 것들이었다. 열 해 전, 아무것도 틀어지기 이전의 기억에.
「황녀 전하, 기침이 있으시옵니까?」
방 밖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아직 어린, 시녀 릴라의 목소리.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손바닥을 펼쳐 들고, 에테르를 끌어올렸다. 아주 조금만. 손가락 끝에서 자수정 빛의 미약한 빛이 일렁였다가 사그라들었다. 4단계 에테르. 열다섯의 내 몸에 온전히 살아 있었다.
나는 그것을 확인하고서야, 처음으로 숨을 내쉬었다.
회귀.
그 단어가 머릿속에서 떠올랐을 때, 나는 웃지도 울지도 않았다. 마탑 금서에 단 한 문장으로 기록되어 있다는 현상. 황태자조차 추적하고 있다는 금기. 그것이 지금 내 몸 안에서 일어났다.
왜인지는 몰랐다. 어떻게인지도 몰랐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알아야 할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나는 기억을 되짚었다. 열다섯 살. 신력 1247년 봄. 황태자 라이오넬이 폭정을 시작하기 칠 년 전. 어머니가 아직 살아 있는 시간. 그리고, 어머니가 임신 중인 시간.
손이 멈췄다.
어머니.
나는 그 단어를 속으로 삼켰다. 눈을 감았다. 열다섯 살의 나는 몰랐다. 당시에는 정말로 몰랐다. 황후 폐하의 두 번째 임신이 불길하게 끝날 것이라는 것을, 그 끝이 병사가 아니라는 것을.
황태자 라이오넬이 그 손으로 어머니를 죽였다.
어머니가 자신의 광기를 막으려 했기 때문에.
나는 그 사실을 전생에서, 죽기 직전에야 알았다.
──그러므로, 막을 수 없다는 것도 안다.
이미 그 결말이 이 세계의 씨줄과 날줄에 짜여 있다는 것을 안다. 내가 어떤 수를 두어도 어머니의 죽음은 막아지지 않는다.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이미 여기에 새겨져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나는 눈을 떴다.
이번에는, 다른 눈으로 이 방을 보았다.
살아남아야 한다. 그것이 전부다. 황태자 오빠 라이오넬의 광기가 정점에 달하기 이전에, 나는 다른 곳에 서 있어야 한다. 처형대 위가 아니라, 이 제국의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자리에.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있었다.
동맹. 정보. 그리고 시간.
「전하, 어머니 황후 폐하께서 아침 문안을 청하십니다.」
릴라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이번에는 문 너머에서 무릎을 꿇는 소리도 함께였다.
나는 침대에서 내려섰다. 창문 쪽으로 걸어가 커튼을 손으로 젖혔다. 아스탈론 황궁의 후원이 눈 아래 펼쳐졌다. 초봄의 이른 햇살 속에, 정원사 둘이 멀리서 꽃밭을 손질하고 있었다. 평화로운 아침이었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아침이었다.
나는 창유리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
은발. 자수정 빛 눈동자. 열다섯 살. 아직 화상 흉터가 없는 왼쪽 손목.
낯선 얼굴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 얼굴이 가진 가능성을 열 해 전보다 훨씬 선명하게 알았다.
「들어오너라.」
나는 목소리를 가다듬어 말했다. 차갑지도, 흔들리지도 않게.
문이 열렸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어머니를 만나러 가기 전에,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었다. 지금 이 시간, 북부 카르닐 공작가의 장남 다미안 폰 카르닐이 어디에 있는가.
전생에서 그는 황태자의 충실한 도구였다. 나를 처형대까지 호송하고, 마지막 칼을 내린 자였다.
그러나 이번 생에서, 나는 그를 다르게 써야 했다.
────── 이미 한 번 그 칼에 목이 떨어진 나였다. 두 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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